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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16, 2010

[매일경제] 정치권 부자감세 철회 정당성 있나

`과세표준 8800만원 초과 소득자는 정말 모두 부자일까.`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이른바 `부자 감세 철회`가 엉뚱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법인세율은 예정대로 인하하고 소득세 최고세율구간(과세표준 8800만원 초과 소득자) 감세만 철회될 경우, 법인ㆍ개인사업자 간 형평성에 심각한 문제가 야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잘못하면 돈 많이 버는 법인사업자가 형편이 넉넉지 않은 개인사업자보다 세금을 덜 내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부자 감세 철회`의 기본 취지가 흔들리는 셈이다.

기획재정부 등 정부 부처와 청와대에서도 정치권에서 감세 철회를 결정하면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기류가 일부 형성되고 있다.

사실 법인세율과 소득세율의 형평성 문제는 세금에서 매우 미묘한 대목이다. 균형을 놓쳤다가는 심각한 왜곡현상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손에 쥐고 있는 새 한 마리를 잡느냐, 숲에 있는 새 열 마리를 끌어오느냐의 문제"라며 "고소득 자영업자에게 세금을 높게 매겨 버리면 탈세의 유혹이 커지고, 심지어 외국으로 빠져나가 버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세수정책이 오락가락하면서 2012년부터 세율이 2%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기대했던 최고세율구간(과표기준 8800만원 초과 대상)의 자영업자들은 허탈하게 됐다.

16일 국세청에 따르면 2008년을 기준으로 총 12만6714명에 달하는 이들 종합소득세 납부자의 세 부담은 전체 종합소득세를 내는 자영업자 신고 인원의 3.6%를 차지한다.

하지만 이들이 납부하는 세금은 전체 납부액의 67.5%인 7조9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최고세율구간에 해당하는 자영업자는 3년간 꾸준히 늘어왔다.

2006년 9만6000여 명이던 것이 2007년 11만9000여 명, 2008년 12만6700여 명으로 매년 1만여 명씩 늘어나는 추세다.

세무당국 고위 관계자는 "매년 경제 규모가 크게 커지면서 고소득층 세금 인구가 늘어나 세수도 증가하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감세정책은 세율을 낮추는 국제적 추세에 맞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고소득자에게 계속 무거운 세금을 매기다 보면 경제에 기여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자영업자들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치권이 감세 철회의 명분으로 내세우는 세수 증가 효과도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소득세 최고구간 감세 철회 시 2012년 2000억원, 2013년 이후에는 5000억원 증세 효과가 있을 뿐이다. 이는 연간 예산(약 300조원) 대비 0.2%에도 미치지 못하는 미미한 규모다.

전문가들도 감세 논란의 초점이 잘못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홍기태 중앙대 교수는 "보다 근본적으로 경제적인 관점에서 감세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레퍼 커브(세율이 특정 수준을 넘어서면 오히려 세수가 감소한다는 이론)에 비춰 감세 철회 주장이 합당한지를 철저히 따져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단순히 부자 감세를 철회한다고 세수가 확보된다는 주장은 일차원적인 셈법"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재정건전성과 소득 격차는 물론 세금정책이 우리나라 전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김경환 서강대 교수는 "법인세는 일자리 창출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인하해도 되고 소득세는 상관없으니 철회하겠다는 것은 너무 단순한 논리"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부자 감세를 한다고 부자에게만 득이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증세한다고 이들에게만 독이 되는 것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기존 세수정책은 소비 진작과 내수 살리기, 누진세율 완화 등 정책적 목적이 있었지만 이번 부자 감세 논란은 정치권에서 이끌고 있기 때문에 목적이 순수하지 않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만 재정건전성을 중시하는 일부 전문가들은 소득세 최고구간 감세 철회에 일면 타당성이 있다는 논리도 제시하고 있다.

이영 한양대 교수는 "세수를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서 가장 좋은 세목이 소득세"라며 "법인세율은 예정대로 인하하되 소득세율은 유지하는 방향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정혁훈 기자 / 전병득 기자 /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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