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chive

November 26, 2010

[매일경제][기고] 환율갈등…몇 가지 불편한 진실

지난 G20 서울 정상회의는 환율 갈등을 진정시키는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구체적인 대안 합의 없이 문제 해결을 미래로 미루었다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환율 갈등의 본질을 보면 개별국의 최선책이 세계 경제 전체로는 최선이 아니라는 구성의 오류가 적용된 불편한 진실들로 얽혀 있어 획기적 해결책을 찾아 합의하기는 어려웠다.

환율 갈등은 세 가지 측면이 있다. 첫째, 중국 등이 저평가된 환율을 경직적으로 운용하는 점이 글로벌 불균형 시정을 저해한다는 점이다. 둘째, 선진국들의 경기부양적 통화정책이 성장률과 금리가 높은 신흥국으로 자본을 이동시켜 과도한 환율 절상, 물가 불안, 자산 버블 등 전이 효과를 가져온다는 점이다. 셋째, 자본이 대규모 유입되는 신흥국들은 경제 과열 방지를 위해 자본 통제가 긴요하다고 보는 반면 선진국들은 자본 통제가 금융보호주의를 초래한다고 반박하고 있는 점이다.

환율 운용의 신축성 요구와 관련해 중국 등은 일본 경제가 쇠퇴한 원인으로 플라자 합의 이후 엔화가 크게 절상된 점을 지목한다. 환율 운용의 신축성 확대는 환율을 대폭 절상시켜 경제 활력을 잃게 한다는 것이다. 또한 대규모 외환보유국은 자국 통화 강세가 외환보유액에 평가손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이를 억제하려는 인센티브가 발생한다.

필자는 지난 2월 인천에서 열린 G20 차관ㆍ부총재 회의에서 그리스 재정위기의 발생은 경기 회복이 더딘 선진국들의 재정지출 확대를 어렵게 해 경기부양의 부담을 통화정책에 전가해 선진국 자본을 성장률과 금리가 높은 신흥국으로 대규모 이동시켜 이들의 경제 안정을 저해한다는 점을 처음 제기했다.

국제경제학에 '조화할 수 없는 삼위일체'라는 이론이 있는데 자유로운 자본 이동, 환율 안정, 통화정책의 독자성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없고 두 가지만 달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를 양적 완화에 적용하면 자본시장이 개방된 미국이 양적 완화로 통화정책의 독자성을 추구했다면 환율 안정은 불가능하다.

문제는 경기 회복이 부진한 국가들의 재정 상태가 취약하기 때문에 이들의 경제 상황이 크게 호전되지 않는 한 경기부양 부담이 통화정책에 전가돼 이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신흥국 자본 통제와 관련된 측면도 복잡한 문제다. 미국 등 선진국의 저성장ㆍ저금리 기조가 오래갈 수 있어 선진국의 자본이 성장률이 높은 신흥국으로 대규모 이동하는 현상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 최근 5년 만기 인플레이션 연동 미국 국채가 연율 -0.55%의 수익률에 낙찰되었다는 점은 규모 파악이 어려운 투기자금뿐 아니라 약 12조달러 규모 미국 민간연금 등 선진국 투자자금의 향방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신흥국으로 대규모 자본이 이동하면 중국처럼 자본을 엄격히 통제하는 국가는 자본 통제가 없는 국가의 환율을 더욱 절상시킴으로써 이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이는 일부 국가들이 자본 유입을 통제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자본 통제가 없는 국가로 유입되는 자본 규모가 커지고 환율 절상 압력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율 갈등은 경쟁적 환율 절하뿐만 아니라 경쟁적 자본 통제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도 불편한 진실이다.

이 같은 불편한 진실을 고려할 때 환율 갈등은 세계 경제의 최상위 포럼인 G20에서 최선의 공동 이익을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지루한 과정을 거쳐 해결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서울 정상회의는 환율 갈등을 해결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김성민 한국은행 G20업무단장]





From 매일경제 for iPhone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