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에 사는 린세이 닐링(23)은 너무 난감하다. 아파트 주인과 새로 계약했는데 월세를 올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닐링은 그동안 거실 겸 침실, 주방을 같이 써야 하는 스튜디오에서 월 720달러를 내고 살았지만 4월부터는 765달러를 내야 한다. 닐링은 "집주인이 이 아파트로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월세 인상을 거절할 수 없었다고 투덜거렸다.
미국에서도 아파트 월세가 치솟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집값 하락으로 일반 단독주택 소유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는 반면 주로 임대사업을 하고 있는 아파트 건물 보유자들은 임대료가 오르면서 아파트값도 올라 즐거워하고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미국은 한국처럼 전세 개념이 없고 임대의 경우 무조건 월세를 내야 한다. 아파트는 스튜디오나 방 1개 또는 2개가 딸린 원베드룸이나 투베드룸 중소형 아파트가 월세 임대용으로 많이 활용된다.
뉴욕 맨해튼만 봐도 임대료 상승세가 뚜렷하다. 경비원이 상주하는 아파트에 있는 스튜디오는 지난해 1월 평균 임대료가 2253달러였다. 그러나 올해 1월까지 11.67% 상승했다. 원베드룸과 투베드룸 아파트도 모두 7%대씩 올랐다.
월세 상승 덕분에 아파트 가격도 지난해에만 16%나 올랐다. 일부 아파트는 금융위기 전인 2007년 중반 수준을 회복했다.
이처럼 월세가 상승하는 것은 지난 금융위기 때 집을 잃은 사람들 가운데 임대 아파트를 구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임대 가구 수는 지난 5년 동안 350만가구가 늘어 지난해 기준 사상 최고인 3700만가구에 달했다. 최근 임대 수요가 급증한 것은 모기지를 갚지 못해 집을 은행에 압류당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부동산 시장 조사업체인 그린스트리트어드바이서스는 2015년까지 임대 아파트 가구가 440만가구 정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급격히 줄어든 아파트 공급도 월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주택자금 조달 방안이 막히면서 아파트 공급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마커스 앤 밀챕에 따르면 올해 예상 아파트 공급 규모는 5만3000가구로 지난해 절반 수준이다. 2009년 12만가구로 최대 규모를 기록한 이후 하락하는 추세다.
그린스트리트는 올해 주요 대도시 아파트 월세가 3~10% 정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월세 가격이 높아지면서 세입자들은 원하는 집을 구하지 못해 아우성이다. 금융위기 직후에는 임대하지 못한 집주인들이 월세를 깎아주거나 평면TV를 선물로 주는 등 세입자 유치를 위해 각종 혜택을 베풀었다. 그러나 요즘은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실률이 크게 낮아져 이런 혜택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아파트 가격은 한동안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9년 말부터 뉴욕과 워싱턴DC에서부터 아파트 가격은 상승세를 탔다. 지금은 로스앤젤레스, 시애틀, 보스턴, 볼티모어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저금리 기조도 아파트 가격 상승에 한몫했다. 사무실 건물, 상점 등 상업용 건물 가격 역시 같은 이유로 상승 중이다. 특히 아파트 가격 상승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이 아파트 건설용 대출 채권을 사주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모든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수요에 따라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는 뜻이다. 텍사주의 휴스턴, 플로리다의 잭슨빌 등은 지난해 4분기에 아파트 공실률이 10%에 달했다. 뉴욕 전체 아파트 공실률은 3%대 초반이다.
[뉴욕 = 김명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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