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세계 1위 골프용품 업체인 아큐시네트 인수에 2억달러를 투자한다. 2억달러는 미래에셋 사모펀드(PEF)에 참여하는 재무적 투자자(FI) 중 최대 출자에 해당하며 전략적 투자자(SI)인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사진)의 지분 담보가 조건이다. 국민연금은 20일 대체투자위원회를 열어 아큐시네트 인수에 FI로 참여하는 내용의 안건을 의결했다.
국민연금 참여 결정으로 미래에셋 PEF의 인수자금 조성 작업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달 말까지 아큐시네트의 모기업인 `포천브랜즈` 측에 총 12억2500만달러의 인수대금을 지급하면 `타이틀리스트` `풋조이` 등 세계적 골프용품을 생산하는 아큐시네트를 최종 인수하게 된다.
◆ 지분담보는 투자 안전장치
= 국민연금의 참여는 이번 딜의 핵심 변수로 꼽혀 왔다. 국민연금은 아큐시네트 입찰 전 3억달러를 투자하는 내용의 투자의향서(LOI)를 미래에셋에 써줬지만 실제 투자 결정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국민연금이 투자원금 보장을 위해 윤 회장의 지분 담보 등 `안전장치`를 요구했고 이에 대해 휠라코리아 측이 난색을 표명했기 때문이다.
윤 회장이 입장을 선회한 것은 국민연금을 빼놓고는 FI 구성이 어려운 현실적 한계를 받아들인 결과로 풀이된다. 국내 연기금을 대표하는 국민연금의 상징성을 감안할 때 국민연금이 딜에서 빠질 경우 나머지 연기금들의 연쇄 이탈이 점쳐졌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FI가 출자의 반대급부로 확보한 안전장치는 두 가지다. 하나는 향후 아큐시네트 상장이 여의치 않아 재매각할 경우 FI 출자금액을 우선적으로 변제받는 `우선상환권`이다.
FI 입장에서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5년 내 아큐시네트 상장에 성공해 이익을 실현하고 빠져나오는 것이지만 경영이 악화해 상장이 무산되는 최악의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재매각을 통해 투자원금을 돌려받아야 한다.
전체 인수대금 12억2500만달러는 산업은행 인수금융 5억달러와 휠라코리아 출자 1억달러, FI 출자금액 6억2500만달러로 구성된다. FI는 10년 만기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상환우선주(RCPS) 형태로 출자하게 된다.
휠라코리아는 향후 몇 년간에 걸쳐 순차적으로 FI의 BW 1억7000만달러를 인수해 지분율을 높일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FI의 투자원금은 약 4억5000만달러가 남게 된다. 재매각 시 4억5000만달러에 대해서는 우선상환권이 주어지므로 재매각 대금이 이 금액을 넘기면 투자원금 확보에는 문제가 없다. 문제는 매각대금이 4억5000만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다.
이에 대비해 FI는 윤 회장의 휠라코리아 지분을 담보로 잡았다. 재매각 대금으로 FI 투자원금 보장이 어려우면 나머지 차액을 윤 회장이 벌충하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윤 회장은 FI가 투자원금을 최종 회수할 때까지 휠라코리아 지분에 대한 처분이 금지된다. 이달 15일 현재 윤 회장은 휠라코리아 보통주 45만여 주를 보유해 지분율이 5.01%에 이른다.
◆ 아큐시네트 매출 크게 늘어
= 미래에셋 PEF에는 국민연금 외에도 국내 주요 연기금과 해외 기관 다수가 포함됐다. 세계적 투자회사 블랙스톤이 몇 년 전 국내에 설립한 `우리블랙스톤 PEF`가 1억달러를 투자하고 미래에셋이 자체 자금 수천만 달러를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계 기관 자금이 전체 FI 자금 중 약 15%를 책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미래에셋 측에 FI 참여 의사를 타진해 왔던 중국투자공사(CIC)는 투자 조건에 대한 견해 차이로 참여가 무산됐다.
나머지 국내 연기금은 국민연금의 투자 결정만 기다려온 상황이어서 FI 구성작업은 사실상 일단락된 셈이다.
휠라와 미래에셋은 이달 말일까지 아큐시네트의 모회사인 포천브랜즈 측에 인수대금 지급을 완료할 계획이다.
미래에셋 PEF 관계자는 "최근 아큐시네트의 영업실적이 급호전되면서 현지에선 저가 매각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며 "인수대금 지급은 1차에 한해 한 달 연장이 가능하지만 이달 말일을 넘기면 딜이 깨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큐시네트의 올해 1~5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8% 늘어 당초 예상인 4%를 크게 상회했다.
■ < 용어설명 >
상환전환우선주(Redeemable Convertible Preferred SharesㆍRCPS) : 상환과 보통주로의 전환이 모두 가능한 우선주로 기업 청산 시 잔여 재산을 보통주보다 우선해 변제받을 수 있다
[노원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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