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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17, 2011

유럽 위기에 투자하는 방법

입력 : 2011.11.21 09:39

지금 유럽에 투자할 것인가?

시장이 어려울 때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문득 로스차일드(Rothschild)경이 했던 말이 생각난다. "거리가 피로 물들었을 때 사들여라." 하지만 주기적인 하락장세가 아닌, 현재와 같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는 투자자들에게는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일이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다.

유럽에서는 지금 부실 채권 위기가 통화 위기로까지 이어지면서 유럽 지역 전체 은행 시스템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이로 인해 이제 플러스 경제 성장 시대가 저물고 위기가 언제 끝날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위기를 이전에도 경험한 바 있다. 1997년 아시아에서 위기가 확산되던 당시, 대부분의 동남아 국가들의 화폐 가치는 폭락했으며, 주식시장을 비롯해 기타 다른 자산 가치 역시 폭락했다. 당시 한국은 이러한 경제 위기의 타격을 가장 심하게 받은 국가들 중 하나였으며 한국의 GDP 대비 외화부채 비율은 13%에서 40%로 급등했다. 금융 위기로 인해 촉발된 경제 성장 둔화와 많은 기업 도산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위기 상황을 잘 극복함으로써 1997년 이후 한국의 1인당 GDP는 달러 기준으로 약 3배 정도 증가했다.

그 결과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룬 국가이자 이제는 선진 G20 국가들 중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 이런위기 상황에서 과감한 투자를 했던 투자자들은 상당한 수익을 거두었는데, 특히 사모펀드 투자사들의 실적은 상당히 경이로운 수준이다. 

유럽은 다르다?

그러나 사람들은 유럽과 유로 위기는 이전의 아시아 금융 위기와는 다르다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한국에서는 아시아 금융 위기를 가리켜 "IMF 위기"라고 부른다. 그 이유는 IMF 측의 요구로 한국은 그만큼 과감하고도 고통스러운 구조조정 과정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구조조정은 결과적으로 상황을 반전시켜 성공적인 경제 및 기업 회생을 가져올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한국의 위기 해법은 지금의 유럽 위기에 대한 유럽 각 국의 대응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리스의 부실 채권 위기가 표면화된 이후, 유럽의 지도자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신속하고도 실효성 있는 해법들을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유럽 정상 회담이 열리기 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프랑스의 사르코지 대통령은"11월 말까지 금융위기 문제를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그만큼 유럽의 정치 지도자들이 이번 문제의 심각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는 반증이라고 볼 수 있다.

유로존은 단일 기업이나 단일 국가가 아니라 각기 다른 정치 제도를 지닌 17개 국가로 구성된 연합체로, 각 국별로 각기 다른 요구를 가진 국민들이 자신들의 선택에 따라 정치인들을 선출하고 있다.

사실 유로존 회원국이 디폴트 사태를 맞게 될 것이라는 것은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1997년에 마련된 "안정 및 성장 협약 (Stability and Growth Pact)"에 따르면 유럽연합과 유럽장관회의는 회원국들의 재정 상태를 면밀히 모니터링 함으로써, 개별 회원국들의 연간 예산 적자가 GDP의 3%를 초과하지 않고, 국가 부채가 GDP의 60% 미만 선에서 유지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런 협약이 있었기 때문에 그리스 부실 채권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을 때도 이를 적극 해결하고, 뒤이은 시장의 신뢰도 위기 문제를 근절시킬 수 있는 적절한 프로세스나 제도적 틀을 마련하는 데 소홀했다고 볼 수 있다.  

이기적 발상: 내 돈이 아니라 남의 돈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함

지난 10월 27일. 유로존 정상들은 다음 사항에 합의했다. 그리스 부실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민간 채권단에게 부채의 50%를 자발적으로 탕감해 주는 안을 수용하도록 유도하고 유럽금융안정기금 (EFSF)의 규모를 확대하되 이를 은행의 자본 구조조정에는 사용하지 않도록 할 것에 합의했다. 기금 규모 확대를 위해 중국, 브라질 같은 나라들도 기금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미국은 아직까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기금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

은행들에 대한 지원 문제와 관련해서는 독일 정부의 입장이 관철되어, EFSF의 은행 자본구조조정 참여를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는 2012년 6월까지 은행들이 자력으로 자본비율 9%를 달성하도록 은행들에게 시간을 주기 위한 조치라고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은행들은 단순히 신주 발행을 통해 주식 수를 늘이기 보다는 재무제표를 타이트하게 관리하고 대출 규모를 축소하는 등의 긴축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조치들이 현실화되고, 더불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유럽 부실채권 위기를 효과적으로 타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곧바로 마련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여기에서 한 가지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있다. 최신 재무 공학 장치들을 이용해 아무리 재무 설계를 잘 한다 하더라도 현재 금융 시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위기감, 즉 스페인과 이탈리아마저도 장기적으로 채무 불이행 상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시장의 불안감을 완전히 떨쳐내 버릴 수 있을 정도로 대규모 자본을 조성하는 것은 현재 상황에서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사실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부실 규모는 구제 금융을 통해 해결하기에는 그 규모가 너무나 크다.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 현실이 된 지금

독일 국민 80%의 지지를 받는 독일 정부는 시장의 압력이 없을 경우, 유로존 국가의 정부들이 적극적인 개혁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유럽 부실 채권 위기에 대한 유일한 해법은 과거 정상적인 시기에는 정치인들이 상상할 수 없었던 규모의 대대적인 구조 개혁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독일 정부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현재의 상황은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할 수가 없다. 9월 스페인의 실업률은 21.5%를 기록했는데 특히 청년 실업률은 45%에 달했다.

이탈리아에서도 은행들의 유동성이 줄어들면서 기업들이 자금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뱅크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제까지 스페인과 이탈리아 정부가 취했던 미온적인 개혁 조치들로 인해, 이들 두 나라의 정부는 수 주 내로 현금이 고갈되어 그리스 정부와 같은 운명에 처할지도 모른다.

유로존의 주요 공공 부문 부채가 GDP의 90%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부채에는 최근의 위기 타파를 위한 구제책들도 포함되어 있다. 한편 미국과 비교해 보면, 미국은 주요 공공 부문 부채가 GDP의 100%를 넘어섰으며 외국인들의 채권 보유 비중 역시 유로존에 비해 훨씬 더 높은 수준이다.

물론 유럽 각 국은 경기 부양 조치들을 통해 구조조정에 수반되는 고통을 어느 정도 감소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본인도 이런 각 국 정부의 역량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사실 연금이나 노동 시장 개혁 등 다수의 개혁 의제들은 결코 복잡한 문제가 아니다. 다만 이제까지는 이를 실행하기 위한 정치적인 의지가 결여되어 있었던 것이 문제였다.

투자자들에게는 위기가 기회?

그 동안 유럽식 모델을 개혁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많이 확산되어 왔다. 그러나 정작 이러한 개혁을 정치적으로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가 현재와 같은 위기 상황이 발발함으로써 비로소 개혁 실행이 힘을 얻게 되었다.

위기로 인해 시장에서 전반적으로 리스크를 감당하고자 하는 의향이 많이 줄어들고 가용한 채권 규모와 시장 유동성이 줄어든 가운데 개혁조치들로 인한 변화 동인이 확대된 현 시점에서 투자자들에게는 현재의 위기가 상당히 매력적인 투자기회가 될 것이다.

이러한 투자기회들의 몇몇 예를 들어보겠다: 

부채의 취득을 통한 경영권 확보 전략 : 은행의 자본 비율 확대 및 보험 부문의 Solvency II 규정 등으로 인해 은행 및 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부채를 매입하는 협상 과정에서 "부채의 취득을 통한 경영권 확보"방식 (debt-for-control)의 투자기회가 등장하게 될 것이다.

부동산 시장 : 개방형 부동산 펀드들의 경우 펀드 투자자들이 현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2년 만기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이들 펀드들은 투자자들의 상환 요청을 받아들이거나 청산 과정으로 돌입하거나 하는 선택을 앞두고 있다. 현재는 3개 펀드가 청산 절차에 돌입했으며, 추가적으로 10개 펀드의 경우에는 상환을 위해 모집이 종료된 상태이다. 이들 펀드들을 모두 합하면, 2010년 11월 현재 총 870억 유로에 달하는 독일의 전체 개방형 부동산 펀드의 28%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상당한 투자 여력을 지닌 투자자들에게 있어서는 (한국에도 이러한 투자여력을 지닌 투자자들이 있다) 주택, 유통, 상업 부동산 등과 같이 상당히 다각화되어 있는 포트폴리오를 상당히 매력적인 가격에 인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민간 인프라 투자 : 유럽에서 이미 상당히 활발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다. 각 국 정부가 투자 지출을 줄이고 사회간접자본, 교통 및 에너지 인프라 등에 있어 민간 부문에 새로운 투자 기회를 허용할 것을 본격적으로 고민함에 따라 민간 인프라 투자 부문은 앞으로 더욱 활기를 띌 전망이다. 

사모펀드 (Private Equity) : 현재 일어나고 있는 유럽에서의 구조적 변화는 또한 시장의 각 부문들에 있어 보호 장벽이 낮아져 인수합병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은 인수금융의 공급이 제한되고 그에 따라 장기적인 리스크 자본에 대해 지불해야 하는 프리미엄이 증가하고 있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더 높은 리스크 프리미엄을 요구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상당한 수익을 거둘 수 있게 될 것이다. 

<Stefan Hepp 박사는 SCM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로 재직하고 있다. SCM을 창업하기 전에는 런던의 살로먼 브라더스와 쮜리히의 모건스탠리에서 수 년 동안 근무했으며 최근에는 스위스 모건스탠리의 임원으로 기관투자자 고객 관리 업무를 담당하였다. University of St. Gallen에서 경제학을 전공하였으며, 동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수여 받았다. 이 밖에도 University of Birmingham에서 석사 및 시카고 비즈니스 스쿨에서 MBA를 취득했다.현재 세계은행 및 주요 연기금들에 자문을 해 주고 있으며, 연금 펀드 메니저들에게 디플로마를 수여하는 스위스 기관인 Schweizer Fachschule für Personalvorsorge의 시험 감독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SCM (Srategic Capital Management)은 사모펀드, 부동산 펀드, 인프라 펀드 등을 중심으로 기관투자자들에게 자문을 해 주는 스위스의 독립 기관투자자문사이다. SCM은 고객 맞춤형 자문 솔루션 및 투자 관리 및 보고 서비스 등 종합적인 투자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996년 설립 이래, SCM이 수행한 프로젝트 규모는 총 80억 달러로, 현재 가장 중요한 민간 시장 투자 기관으로 손꼽히고 있다. 균형감 있는 투자 역량, 고객 맞춤형 서비스, 글로벌 네트워크, 국제적인 영업 조직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SCM은 스위스 쮜리히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홍콩, 룩셈부르크 등지에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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