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회전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돈맥경화` 현상이 해소된 것을 넘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대목이다.
성장 전망과 물가를 모두 고려한 적정 기준금리(테일러 준칙)를 연 3.9%로 추정한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 시기(현재 3.25%)를 두세 차례 놓친 것에 이어 통화 공급 조절을 통한 인플레이션 통제에도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13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을 결정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3분기 통화유통속도는 0.722로 2009년 1분기 0.696보다 3.68% 높아졌다. 통화유통속도는 경제가 얼마나 활발히 움직이는지 알려주는 지표로, 연간으로 환산한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시중 통화량 지표인 광의통화(M2)로 나눠 산출한다. 일정 기간에 통화 한 단위가 거래에 사용되는 횟수이므로 유통속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통화정책이 성장과 인플레이션을 촉진하고 있다는 뜻이다.
통화유통속도는 1998년 1분기부터 2007년 4분기까지 분기 평균 0.855선을 유지했다. 하지만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8년 0.8선이 깨지면서 2009년 1분기 0.696까지 미끄러졌다. 하지만 2010년부터 서서히 빨라지는 추세다. 2010년 분기 평균 0.715에서 2011년 0.726까지 상승한 것. 이에 비해 통화증가율(M2)은 2008년 5월 15.8%에서 작년 10월 4.4% 수준으로 급락하는 추세다.
화폐수량방정식에 따르면 통화량(M)과 통화유통속도(V)를 곱한 값이 생산품 가격(P)과 생산량(Y)을 곱한 값과 동일하다. 유통속도가 빨라진 데는 통화량 감소와 물가 상승이 영향을 끼쳤던 셈이다.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물가 상승 압력을 염려하고 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당국이 돈을 풀었는데 경제주체들이 돈을 쓰지 않아 통화유통속도가 하락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유통속도 상승으로 물가 상승에 영향을 줬는지는 좀 더 봐야겠지만 추가적인 물가 상승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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