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 정부는 주택시장 정상화와 서민주거 안정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를 폐지하고, 강남 3구 투기과열지구 해제 등을 담았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 지원 대상 확대 조치와 함께 부동산PF 계약조건 변경 등도 포함한다.
대책 발표 직후부터 대책의 효과와 적절성에 대해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그중 관심의 초점은 역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폐지와 강남 3구 투기과열지구 해제다.
참여정부 시절 많은 규제대책을 내놓고서야 겨우 안정됐던 주택시장은 이후 과도한 규제로 오히려 자생력을 잃었고, 금융위기 이후 회복 가능성 자체가 가늠되지 않았다. 올해 초 시장이 다소 회복 기미를 보이자 정부는 금융규제를 강화했고, 주택시장은 다시 침체에 빠졌다. 이후 주택시장은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가라앉았고, 전세금은 지속적으로 올라 서민 주거 안정이 더욱 어려워졌다.
주택시장 침체는 정상적인 순환변동 측면에서는 매우 당연하고 필요한 현상이다. 수급과 경제주체의 경제활동을 조절하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러나 침체가 너무 길어지면 시장과 참여 주체의 내성과 건전성을 키우기보다 오히려 병만 깊게 만들 뿐이다.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대책이 없다면 자생적인 시장 정상화가 어려워진다.
올해 초 침체를 호전시킬 수 있는 기회도 놓쳤다. 당시 정부는 강경한 시장억제책을 유지했다. 침체는 더욱 깊어졌다. 12ㆍ7대책은 이런 시장 상황을 극복하려는 시도지만 효과와 적절성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우리에게 호질기의(護疾忌醫) 교훈을 시사한다. 가볍지 않은 병을 제때 관리하지 않는다면 결국 몸을 망칠 수 있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양도세 중과 폐지가 소형 주택 가격을 높여 서민만 힘들어진다고 주장한다. 다주택자들이 소형 주택을 구입한다면 소형 주택 수요가 증가해 결국 가격은 상승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용면적 60㎡ 이하에 거주하는 가구 중 66%가 주택을 구입하지 않고 임차해 살고 있다. 다주택자의 소형 주택 매매 수요가 서민들의 소형주택 구입과 일부 경합하겠지만, 서민들은 매매보다는 임차 수요가 많아 경합 정도는 크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소형 주택 가격 상승 압박도 작을 것이다.
소형 주택 가격이 상승하면 임차 가구로 전가되므로 임대료 부담이 증대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면 양도세 중과는 자동적으로 면제된다. 양도세 중과 폐지는 임대사업자 지위를 획득하는 것과 같다. 임대사업자가 많아져 임차 가구를 위한 공급량이 늘면 임대료 부담 증가는 크지 않을 것이다. 유동성이 풍부한 가구가 주택을 구입하도록 유도하면 주택 거래가 조금씩 살아나고 ,주택시장도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전세시장 안정을 동시에 도모할 수 있는 일거양득 대책이라 판단된다.
12ㆍ7대책에 대한 일부 염려가 틀린 것은 아니지만 과장된 부분이 있다. '부작용 없는 대책은 없다'는 것은 주지하는 사실이고, 예상되는 부작용이 크지 않다면 12ㆍ7대책은 나름 적정성과 타당성을 가지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 주택정책 실패, 올해 초 보여줬던 현 정부의 실기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호질기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걱정하는 목소리를 무시하자는 것이 아니라 시장 상황을 관망하면서 얻을 수 있는 편익을 극대화해보자는 것이다. 12ㆍ7대책에 기대를 걸어보자.
[남희용 주택산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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