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더 M 심층분석 / 새해 초 MA 핫딜 KT렌탈 관전 포인트 ◆
신년 초부터 인수·합병(M&A) 시장을 뜨겁게 달굴 딜로 렌터카 업계 1위 KT렌탈 인수전이 주목된다. 현재 9곳의 인수적격후보(short list)들이 7주간 일정으로 실사작업을 진행 중인데 다음달 중순께 본입찰이 예정된 상태다. 이 회사 최대주주 KT(지분율 58%)는 교보생명(13.2%), 산은캐피탈(9.5%) 등 재무적투자자(FI) 지분 42%를 한데 묶어 지분 100%를 매각할 예정이다. 매각가로 7000억~8000억원이 예상되지만 인수전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조 단위로 뛸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난달 예비입찰을 거쳐 실사작업을 진행 중인 숏리스트(적격예비후보)에는 국내 대기업 그룹과 정상급 사모펀드(PEF) 등 무려 9곳이나 올라 롱리스트로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농담까지 나오고 있다.
대기업군에서는 SK네트웍스와 한국타이어, 롯데, 효성이 참여했고, 중견기업에선 디스플레이제조업체 SFA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MBK파트너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 등 PEF 3곳과 오릭스도 경쟁 중이다.
KT렌탈이 주목받는 것은 렌터카 업계 점유율 1위(26%) 위상을 기반으로 안정적 수익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 회사 매출도 △2011년 6615억원 △2012년 7162억원 △2013년 8852억원으로 꾸준히 성장 중이다.
이미 투자 성공 전례가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0년 KT와 손잡고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부터 약 2890억원(100%)에 금호렌터카를 인수했다. MBK는 합병을 거쳐 2년 뒤 지분 42%를 매각해 수익률 183%를 달성했다.
KT렌탈 인수가 결코 놓쳐선 안 될 딜로 부상하면서, 내로라하는 투자은행(IB)들도 주관사로 대거 참여해 자웅을 겨루고 있다. 씨티글로벌증권이 SK네트웍스 인수 주관사로 참여했고,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은 SFA, 어피니티 자문사로 각각 이름을 올렸다. 이외에도 도이치증권(롯데), 모건스탠리(오릭스), 맥쿼리증권(한국타이어), 노무라증권(효성) 등 국내 M&A 시장을 주도했던 대부분의 글로벌 IB들이 참여했고, 국내사 중에는 삼성증권(MBK파트너스)과 하나대투증권(IMM PE)이 주간사로 뛰고 있다.
주간사들은 인맥을 총동원해 경쟁사들이 입찰가격을 얼마로 써낼지 파악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 이번 인수전에서 2위 그룹과 근소한 가격차로 승리할 경우 정보 파악 능력을 인정받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SK네트웍스가 꼽힌다. 렌터카시장 점유율 4위(7%) 업체로 사업 노하우가 상당한 데다, 현금 동원력이 유동화 가능한 금융상품을 제외하고도 1조원을 넘긴다.
하지만 그룹 핵심사업인 이동통신 분야에서 KT와 치열한 경쟁관계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 SK가 KT 측에 거액의 인수금액을 지불하기는 정서적으로 부담되는 데다, KT 입장에서도 매각 후 SK그룹에서 승승장구하면 내부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한국타이어도 기존 사업과 렌터카 사업 간 시너지가 기대되지만 최근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에 나서면서 분위기 변화가 감지된다. 한라비스테온 인수에 1조원이나 지불할 상황에서 또다시 KT렌탈 딜에서 공격적 베팅을 하겠느냐는 것이다.
나머지 대기업 후보군인 롯데와 효성의 경우 인수 의지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이다. 롯데그룹은 풍부한 현금 동원 능력은 물론이고, 관광사업과 쇼핑, 카드 부문과 연계가 가능하나 거액을 베팅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뒤늦게 인수전에 뛰어들어 어느 계열사가 인수 주체로 나설지도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효성은 그룹 비핵심인 효성캐피탈이 나서며 자금 동원력이 의심스러운 상태다. 효성캐피탈이 대규모 인수금융을 일으켜 무리하게 인수에 나설 가능성은 낮고, 그룹 내부에서도 이번 인수전 참여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터라 스터디 차원에서 이번 딜에 참여했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PEF들도 강력한 인수 후보들이다. MBK의 경우 과거 KT와 함께 KT렌터카를 인수해 경영에 참여한 경험이 강점이나 KT와 앙금이 문제다. 작년 말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 후 신규 M&A에 나선 적이 없어 동원 가능한 자금도 풍부하다.
토종 IMM PE는 중소·중견기업 위주 투자포트폴리오가 강점이다. 송인준 IMM PE 대표는 "꾸준한 투자 경험으로 연매출 1조원 이하 기업들에 대한 경영 노하우 및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콩계 PEF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경영권 인수(바이아웃) 딜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온 점이 강점이다. 하지만 향후 차익실현을 고려해 공개매각 딜에 비합리적 가격으로 베팅하진 않을 전망이다.
국내 M&A시장 단골 손님 오릭스는 일본에서 렌터카 비즈니스 경험이 있고 낮은 조달금리로 인수금융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평가된다.
예상보다 인수전 열기가 뜨겁지 않을 가능성도 조심스레 거론된다. 치열한 눈치싸움이 되레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딜처럼 후보군이 많으면 인수에 성공해도 2위와 가격 차가 클 경우 내부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어 의사결정 책임자들이 신중한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 본입찰 때 SI와 FI 간 합종연횡도 점쳐진다. KT렌터카 인수 의지가 큰 오릭스가 일본 인맥이 두터운 롯데와 손을 잡아 '롯데-오릭스' 컨소시엄이 예상 밖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물론 롯데 측 관계자는 "롯데그룹 실탄이 충분하기 때문에 단독 인수로 충분하다"며 "재무적 투자자들의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한나 기자 /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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